게임 정보
찍먹 후에 남기는 리뷰인 만큼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힌다.
‘트라하 글로벌’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이 게임은 내수용이 아니다. K-모바일 RP
G의 기본 옵션처럼 따라붙던 자동사냥이 없다. 퀘스트 이동은 자동이지만, 전투만큼은 오롯이 수동이다. 같은 날 출시된 ‘똥나무M’과 비교하면 정반대 노선을 탔다고 볼 수 있다.
덕분에 사이버 분재 키우기에 익숙한 한국 유저들에겐 큰 메리트가 없었다. 아무리 크로스플레이가 가능하다 한들, 손으로 직접 싸워야 하는 이 게임은, 숙제와 스킵 버튼에 익숙한 우리네 손가락에겐 조금 낯설었다.
참고로 벌써부터 매크로 광고는 성행 중이고, 한국 유저는 극소수다. 오픈 첫날만 해도 채팅창에서 한국말이 꽤 들렸지만, 이튿날엔 싸늘한 채팅창만 남았다. 공식 카페는 조용하고, 마이너 갤러리는 개설되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잠잠하다. 그냥 다 떠난 거다.

콘텐츠 – 몬스터를 잡아도 경험치가 안 나오는 MMO라니
트라하 글로벌은 일반적인 MMORPG와 차별화된 시스템을 내세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경험치 수급 방식이다.
필드에서 아무리 몬스터를 때려잡아도 경험치는 단 1도 안 준다. 대신 스토리, 데일리, 사이드 퀘스트로 묶인 ‘미션’을 통해서만 경험치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 미션엔 횟수 제한이 있다.
결국 유저는 “어디 가서 몇 마리 잡으시오” 같은 고전 퀘스트를 숙제처럼 반복해야 한다. 모바일 MMORPG의 고질병인 ‘일일 숙제’가 이 게임에도 존재한다. 다만 자동사냥 없이 직접 손으로 숙제해야 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게 장점일지 단점일지는 유저 취향에 따라 갈린다. ‘일정 시간만 투자하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라이트한 구조’라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MMORPG의 핵심인 ‘필드 플레이’에서 경험치를 못 받는 구조는 분명 이질적이다.
무과금도 가능? 할 건 많지만 재미는…
전투력 상승 루트는 다양하다. 레벨업, 장비, 무기 특성, 코어 강화, 업적, 도감작 등등. 하나하나 파고들면 꽤 할 게 많다.
진영을 중심으로 한 PVP도 존재한다. 전투력 몇백 차이는 컨트롤로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타겟팅 기반 스킬 위주다 보니 조작 실력보다는 전투력이 깡패다.
그래도 무과금 유저에게는 나쁘지 않은 구조다. 유료 재화를 인게임에서 획득할 수 있고, BM은 K-게임치고는 준수한 편이다. 시간만 갈아넣으면 무과금도 랭커 가능한 구조라 의외로 착하다.
직접 해본 후기 – 손은 바빴지만 마음은 안 바빴다
개인적으로는 스팀판으로 플레이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모바일 게임을 PC로 이식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스팀 유저들이 “모바일이랑 다를 게 뭐냐”, “조작감 X같다”는 혹평을 날리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했다.
조작감은 진짜 불편했고, 인터페이스는 답답했다. 그런데도 전투만은 자동을 안 넣겠다는 의지, 그 뚝심은 인정해주고 싶다. 대충 만들어 자동사냥 달아놓고 과금 유도하는 게임이 넘쳐나는 와중에, 전투만큼은 직접 하라는 말은 제작사의 자존심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유저 입장에선 재미가 없으면 의미가 없지만.
장점과 단점
👍 장점
- 무과금도 즐기기 좋은 구조
- 모바일/PC 크로스플레이
- 글로벌 출시를 겨냥한 정직한 BM
👎 단점
- 자동사냥 없음 – 지치면 끝
- 몬스터 잡아도 경험치 안 줌
- 모바일 UI, PC판 조작감은 불편 그 자체
마치며
자동사냥 없는 모바일 MMORPG는 참신한 시도는 맞다. 하지만 그 시도가 재미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유저는 떠난다. 글로벌을 노린 건 알겠는데, 정작 글로벌 유저도, 한국 유저도 별로 반기지 않았다.
그래도 "우린 이렇게 게임을 만들겠다"는 제작사의 뚝심 하나는 높이 살 만하다. 그리고 그 결과가 유저 이탈로 이어진 것도 역시 현실이다. 그리고 현재는 서비스도 종료한 역사 속의 한 게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