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정보
Spry Fox LLC가 개발한 ‘코지 그로브 (Cozy Grove)’는 보기엔 분명 귀엽고 따뜻한 힐링 게임이다. 동화책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그래픽, 부드럽게 흐르는 음악, 그리고 유령 곰들과 나누는 조곤조곤한 대화들. 하지만 이 게임은 단순한 힐링 게임이 아니다.
콘텐츠
닌텐도 ‘동숲’을 닮았지만 닮지 않았다.
코지 그로브는 닌텐도의 동물의 숲처럼 리얼 타임으로 흘러가는 구조다. 낮과 밤이 실제 시간과 연동되고, NPC들과의 교류도 하루 단위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 구조가 게임의 가장 큰 약점이 되어버렸다. 플레이 시간은 극도로 제한적이고, 콘텐츠는 하루치 숙제를 끝내면 뚝 끊긴다. 무언가를 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고, 기다려야만 한다.
‘느긋한 플레이’를 유도하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그 방식이 강제성이 되어버리면 그것은 힐링이 아니라 일상 속 또 다른 업무가 된다.
플레이 방식 – 영혼 곰들의 심부름꾼
플레이어는 ‘영혼 스카우트’라는 이름으로 코지 그로브 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만나는 다양한 유령 곰들의 부탁을 들어주고, 그들을 도와 과거의 기억을 되찾게 만드는 게 주된 목표다.
문제는 이 부탁이라는 게 거의 대부분 아이템을 찾아주거나 특정 장소에서 오브젝트를 수집하는 것인데, 그 방식이 숨은 그림 찾기에 가깝고, 오브젝트도 배경과 잘 구분되지 않아 플레이 자체가 피곤하다.
또한 곰들은 하루에 한 번만 부탁을 주기 때문에, 하루 플레이 타임은 15~20분 내외. 그 뒤로는 그냥... 오늘 할 일은 끝이다. 더 하고 싶어도 못 한다. 타임슬립(시간 조작)을 쓰지 않는 이상은.
기대와 실망 사이
그래픽과 분위기는 확실히 매력 있다. 손그림 같은 감성, 느긋한 BGM, 말없이 곁에 있어주는 동물 친구들. 하지만 그 분위기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게임은 한글화되어 있지만 번역 퀄리티도 다소 어색하고, 설명이 모호한 경우가 많다. 번역 텍스트가 부자연스럽거나 중의적인 표현으로 흐름이 끊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장점과 단점
👍 장점
-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동화풍 그래픽
- 저렴한 가격 대비 일정 볼륨
-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운드와 분위기
👎 단점
- 리얼 타임 구조가 몰입도를 방해함
- 자유도가 거의 없음
- 오브젝트 구분이 어려움
- 번역 퀄리티가 다소 어색함
마치며
분명 기대는 컸다. 동물의 숲 같은 분위기, 독특한 영혼 설정, 귀여운 비주얼. 하지만 실상은 ‘매일 해야 할 숙제 목록’이 하나 늘어난 느낌에 가까웠다.
‘리얼 타임’이라는 시스템은 이 게임의 아이덴티티지만 동시에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하다. 최소한 리얼 타임 해제 옵션이라도 제공했다면 플레이 접근성이 훨씬 좋아졌을 것이다.
코지 그로브는 졸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손쉽게 추천할 수 있는 게임도 아니다. 감성을 좋아하고, 하루에 10분 정도 귀여운 곰들과 대화하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하다. 하지만 무언가 ‘게임다운 게임’을 기대한다면,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