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정보
고전 게임을 좋아하거나 한때 즐겨본 사람이라면 ‘환세취호전’이라는 이름은 낯설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 게임이 리마스터되어 닌텐도 스위치로 돌아왔다. 그래픽은 물론, 원작에 없던 스토리 요소까지 추가된 점만 보면 반가운 복귀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리마스터 게임에 발등 찍혀 본 경험이 있다면 알 거다. 추억은 때로 추억으로 남겨두는 게 나았다는 걸.
사실 이 게임, 두기런처를 통해 지금도 원작 그대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리고 냉정하게 말해, 리마스터 버전이라 해서 정가(￦29,800)를 주고 다시 해볼 정도의 게임인가 하면... 그건 잘 모르겠다.
‘환세취호전’은 본래 ‘환세희담’ 홍보용으로 잡지 부록에 끼워 팔던 작품이었다. 즉, 태생부터 볼륨과 스케일에 한계가 뚜렷한 게임이다. 멀티엔딩 구조 덕분에 여러 번 플레이하게끔 유도하지만, 이건 공략 없이는 반복플레이를 강요당하는 셈이다. 게다가 스위치 독점작이라 스팀 도전과제 같은 것도 없으니 다회차를 할 이유가 별로 없다.
결국 이런저런 개선이 이뤄졌음에도, ‘환세취호전’은 리마스터로 부활하기엔 조금 아쉬운 선택이었다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콘텐츠 – 홍보용 게임의 한계
베이스는 턴제 RPG. 게임의 목적은 간단하다. 숨겨진 요소들을 전부 찾아내고 최고의 성적을 받아 진엔딩을 보는 것. 그런데 문제는 이걸 위해 다회차 플레이가 사실상 필수라는 점이다.
요즘처럼 신작이 넘쳐나는 시대에, 한 게임에 그렇게 시간을 들이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 그리고 검색만 하면 모든 공략이 쏟아지는 세상에서 굳이 그렇게까지...?
게임 평점
그래픽 ⭐⭐⭐⭐⭐ [5/5]
원작의 감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잘 다듬었다. 도트풍 그래픽 리마스터로서는 꽤 괜찮은 편이고, 제작사의 노력을 생각하면 그래픽만큼은 칭찬해줄 수 있다. 원작의 감성을 최대한 살려낸 정성은 인정해야 한다.
사운드 ⭐⭐⭐ [3/5]
원작의 MIDI 사운드를 적당히 리마스터했다.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닌, 무난한 리마스터.
편의성 ⭐ [1/5]
전반적인 게임 속도가 느리다. 예전엔 템포가 빨라서 플레이가 쾌적했는데, 리마스터는 괜히 여유만 생겼다. 특히 전투 돌입 시 로딩이나 화면 전환 속도가 체감상 너무 늘어졌다. 덕분에 전투가 반복될수록 지루하고 피곤해진다. 다회차 플레이 욕구가 뚝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다.
스토리 ⭐⭐ [2/5]
사실 환세취호전이 스토리로 먹고 사는 게임은 아니다. 오히려 양판소 같은 B급 감성이 인상적인 수준인데, 당시 복잡한 세계관이 넘쳐났던 시대 속에서 오히려 이 단순한 스토리가 돋보였던 건 맞다. 지금은... 음, 그땐 그랬지 정도?
난이도 ⭐⭐⭐⭐ [4/5]
일반 엔딩까지는 무난하게 도달할 수 있다. 문제는 진엔딩. 공략 없이 진엔딩을 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조건이 꽤 복잡하고, 플레이 스타일도 일정 부분 강제된다.
공략과 팁
시간 많고 정주행 하고 싶은 유저라면 스스로 숨겨진 요소를 찾는 재미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나 싶다. 나무위키에 모든 요소가 정리돼 있으니, 효율적인 진행을 원한다면 공략 보면서 가볍게 달리는 걸 추천한다.
플레이 후기
이래저래 불평을 늘어놨지만... 린샹은 여전히 귀여웠다. 그걸로 됐다. 만족했다.
